요즘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가 있다면,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일 거예요. 시청률 상승세가 무서운데요. 8회 만에 전국 시청률 19%를 돌파했어요. 유튜브에서 본 듯한 삼성 재벌가의 이야기와 복수극을 합쳐놓은 내용이라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원작인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은 산경 작가에 의해 탄생했는데요. 드라마 인기 요인에 대해 작가 인터뷰를 다룬 중앙일보 기사가 있어 구독자분들께 소개해드릴게요.

인간의 본능 자극

사람들은 왜 재벌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 유독 더 열광하는 것일까요? 해당 질문에 대해 산경 작가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사람뿐 아니라 영장류 자체가 계급사회다. 본능적으로 모든 걸 급을 나눠 구분한다. 비행기도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미로 나뉘지 않나” 인간 본능을 자극하는 소재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해요. 또한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을 진도준(송중기)가 하나씩 부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데요. 이 부분 역시 드라마 인기 요인 중 하나라 생각해요.

원래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

또 다른 인기 요인으로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익숙한 내용이란 점인데요. 산경 작가가 “팩트는 독자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고 밝힌 것처럼, 아무래도 드라마 배경이 되는 80-90년대를 몸소 겪은 사람들이 많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해요. 행동 경제학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건 저평가하는 대신 머리에 잘 떠오르는 걸 고평가하는 편향이 있다고 하잖아요. 위 이미지를 보시면 교묘하게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과 드라마 등장인물 진화영이 겹쳐 보이지 않나요? 재벌집 막내 아들은 완전한 창작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삼성을 모티프로 삼았기 때문에 더 많은 공감을 일으킬 수 있었어요.

‘영화보다 재밌는 광고’

돌고래유괴단이 만드는 광고들 특징이에요. 돌고래유괴단은 블록버스터급 광고를 만들어 유명해졌고, 현재는 업계 대세로 자리잡았어요. 돌고래유괴단이 2018년에 만든 삼성전자 웹드라마 ‘고래먼지’가 누적 조회수 7000만을 기록하면서 천만 광고 시대를 열었는데요. 뿐만 아니라 이병헌이 게임광고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브롤스타즈’ 광고는 누적 조회수 1100만회, 유아인, 이순재 등 화려한 배우들이 등장한 광고 ‘연극의 왕’은 1130만회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이에 따라 2021년 서울영상광고제 ‘올해의 프로덕션’, ‘대한민국 광고대상 금상’ 등을 수상했고, 최근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되었는데요. 고졸 비전공자 출신 대표가 옥탑방 사무실에서 시작한 돌고래유괴단이 어떻게 해서 업계 대세가 되었는지 소개해드릴게요.

돌고래유괴단 철학이 담긴 인터뷰 내용인데요. 심지어 신입 사원 채용 때도 ‘광고주에 굴하지 않고 과업을 달성할 수 있는 자’라는 조건을 단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광고주 요청을 ‘듣기만’하는 것 같아요. 삼성증권 광고를 보시면 확실히 알 수 있는데요. 영상 제목도 <그러니까 평생 파트너를 강조해달라는 거잖아요?>라고 지었더라고요. “아니 마지막에 광고스러운 ‘삼성증권’ 하나 넣는다고 정상적인 광고가 되는 게 아니잖아요ㅋㅋㅋㅋ“라는 댓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소 딱딱할 수 있는 금융 광고를 돌고래유괴단만의 기발함과 B급 컨셉으로 잘 풀어냈어요. 광고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380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반응도 좋았어요.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려 할 뿐이다”

신우석 대표에 따르면 자신이 광고 비전공자 출신이기 때문에 기존 문법, 업계 관행,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대중의 눈으로 제작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용기 내서 ‘멍청한 선택’을 해온 것이 결과적으로 광고 문법을 바꾸는 힘이 됐다”며 기존과 다른, 전혀 새로운 광고를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어요. 다만 단순히 남들과 다르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던 건 아니에요. TV 광고가 주류였던 과거에 달리, 실시간 댓글을 통해 광고 반응을 볼 수 있고 보기 싫으면 광고도 스킵할 수 있는 시대잖아요. 제대로 된 콘텐츠를 보여줘야 한다는 원칙도 돌고래유괴단의 성공비결 중 하나예요.

스티브잡스는 가장 유명한 기업가 중 한명이죠. 애플의 상징과도 같은 “다르게 생각하라” 카피를 직접 기획했고, 브랜드 철학을 위해 집착 수준으로 고민했기 때문에 창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기도 하죠. 비록 잘 알려지지 않지만,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기업가가 있어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바로 18년 동안 LG생활건강 CEO로 지냈던 차석용 부회장이에요.

핫한 곳은 전부 가보고 유행 콘텐츠도 꼭 챙겨보기

차석용 부회장은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성장시켰다고 해요. 그 노하우에 대해 자신만의 특별한 루틴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기사에 따르면, 아침 6시에 출근해 오후 4시에 칼퇴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퇴근 후 온갖 곳을 달아다녔다고 해요. “가로수길도, 압구정도 다 아는 것 같지만 세상은 끊임없이 빨리 변한다. 가 본지 3~4년 되면 늙은 것이다. 자기가 아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과 실제와의 괴리가 생긴다”고 말할 정도로 트렌드와 시장상황에 대해 직접 보고 배우려 노력했어요. 소비자의 욕구를 찾아내고 고객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유행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밤을 새워서라도 본다고 해요.

사실 18년동안 CEO로 지낸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LG그룹 내에서도 최고령, 최장수 CEO 기록을 세웠을 정도라 하는데요. C레벨 위치에 있음에도 끊임없이 소비자를 공부하고, 직접 경험해보려고 했던 노력들이 쌓여 만년 2위였던 LG생활건강을 1위로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