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부터 을지로입구역 역명에 변화가 있어요. 기존 ’을지로입구역(IBK기업은행)’에서 ‘을지로입구역(하나은행)’으로 바뀌었어요. 하나은행은 3년동안 8억원을 들였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지난 9월에는 신한투자증권에서 여의도역 이름을 사들여 ‘여의도역(신한투자증권)’으로 바뀌었어요. 지하철 ‘부역명’ 선점을 두고 금융사들의 쩐의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금융사들은 왜 적지 않은 돈을 들이면서까지 이런 마케팅을 하는지, 그리고 얻고자 하는 효과는 무엇인지 소개해드릴게요.

유튜브는 매년 ‘YouTube Works Awards’를 통해 가장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광고들을 뽑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2019년도부터 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올해도 유튜브를 활용한 한국 기업들의 광고들 중 TOP33를 뽑았어요. 공신력을 위해 광고 및 마케팅 전문가들을 심사위원으로 초빙하여 심사를 진행했다고 해요. 21~22년의 광고상 개념이기 때문에 마케터라면 이 영상을 끝까지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바쁘신 분들을 위해 33편의 광고 중에서 특히 좋았던 광고 3편을 뽑아 소개해드릴게요.

1️⃣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CM송 - 해태 아이스크림

“CM송인데 어떻게 조용하지?” 생각할 수 있는데요.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브랜드 광고예요. 광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이적, 정은지, 이영현이 출연하는데요. 세명 모두 가창력으로 유명한 가수들이잖아요. 하지만 이들은 노래를 부르는 대신 CM송 가사를 수어로 전달해요. 소수자를 배려한 광고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의 ESG 활동을 진행한 것인데요. 유튜브 영상 댓글만 488개가 달릴정도로 반응이 좋아요. “광고 기획부터 연출, 기획의도까지 너무 고퀄이네요. 취지가 너무 좋아요”, “라인업마저 선하다..광고의 선한영향력을 보여주네요” 등과 같은 반응이에요.

2️⃣내 편이 필요할 때 - 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소상공인 응원 캠페인 광고로 <내 편이 필요할 때>를 제작했어요. 해당 광고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요. 루블랑 식당 사장님과 신한투자증권 직원의 실제 이야기라고 해요. 개인적으로 단편영화 같은 영상미와 카더가든이 부른 광고 음악이 좋았는데요. 387개나 달린 댓글들을 보면, “이렇게 감명깊은 금융광고는 처음봐서 좋아요 주려고 일부러 찾아 왔습니다. 거리두기 지켜주면서 견디고 있으신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광고를 찾아보게 될줄은 몰랐네요. 자영업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공감되고 너무 울컥하네요”와 같은 반응이에요. 실화 기반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이 특히 좋았어요. 또한 ‘기업’에 초점을 둔 게 아니라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내용에 중점을 둬,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던 것 같아요. 참고로 해당 광고는 광고대행사 그랑몬스터가 제작하여 2021년 대한민국 광고대상 브랜디드콘텐츠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고 해요.

3️⃣엄마를 찾아서, 맘스터치 - 맘스터치

이 광고는 ‘초호화 캐스팅’과 ‘코믹 광고’라는 키워드가 어울릴 것 같아요. 송중기, 조민수, 정웅인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에요. 광고는 ‘진짜 엄마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막장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내용인데요.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8분 영상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끝까지 볼만큼 재밌었어요. 영상 댓글이 3,700개가 넘게 달릴 정도로 인기였어요. “이런 병맛광고에 초호화 캐스팅이라니ㅋㅋㅋ 맛있고 혜자로웠던 예전의 맘스터치가 다시 돌아오길 기대하면서 재밌게 보고갑니다”, “병맛인데 퀄리티+출연진 때문에 게속 보게됨” 등 광고가 재밌다는 반응이에요.

로고와 사명을 바꾼 네이버, 뱅크샐러드

‘국뽕 차오른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매년 기업들이 한글날 기념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떠오르는 말이에요. 특히 한글의 아름다움을 살려 디자인한 굿즈, 글씨체 등 다양한 마케팅 볼거리들이 나와,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먼저 영어로 표기된 로고를 한글로 바꾼 기업들이 있었어요. 네이버, 뱅크샐러드 등이 대표적인 예시인데요. 위 이미지를 보시면, 기존 메인화면에 노출되었던 알파벳 로고 대신 ㄴ, ㅇ, ㅂ로 이루어진 스페셜 로고가 보여요. 단순히 로고만 바뀐 게 아니라 모션그래픽으로 표현한 것도 좋았어요. 뱅크샐러드도 센스있는 로고와 사명 변경으로 반응이 좋았는데요. 앱 로고를 ㄱ, ㄴ, ㄷ으로 바꾼 것 뿐만 아니라 사명도 은행겉절이로 바꾼 게 재밌었어요. 이처럼 이벤트성으로 바꾼 게 커뮤니티에 퍼졌고, “근데 오히려 힙해보여” “이거 좋은데?ㅋㅋㅋㅋ” 등 사용자 반응도 좋았어요. 

농심의 안성탕면체 출시

자체 글씨체를 개발한 기업도 있었어요. 바로 농심인데요. 21년 한글날에 맞춰, ‘안성탕면체’를 출시했어요. 동시에 한글 이름이 써진 한정판 안성탕면도 출시했어요. 특히 이때 가수 장기하가 직접 쓴 글씨를 표지 디자인으로 사용하여, 더 화제가 되었어요. 올해도 이와 연결시킨 이벤트로 ‘안성맞춤 백일장’을 진행했는데요. 라면에 대한 생각을 한 줄로 표현하는 글을 작성하는 내용이에요.

비록 하루 이벤트성으로 끝나는 마케팅이지만, 기업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돋보이는 사례들이라 앞으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